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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OM_thoughts

'너무' 정의로운 진보

우리나라 진보는 '너무' 정의롭다.

그래서 헛발질을 계속해대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때로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곧 진보요 정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바로 적으로 돌려버리기도 한다. 또, 그들만의 유토피아에 행여 균열이라도 날까, 내부의 부당함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일도 있다. 심지어 대의를 위해, 정의를 위해 "가만히 있으라"며 독선도 서슴지 않는다.

정의란 대기권 밖 아득한 곳에서 빛나는 해와 같다. 사실, 독선적으로 정의를 점유하고 있는 그들조차도 그 햇빛 아래 사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른 이가 누릴 햇빛을 내가 가리지 않도록 몸가짐을 조심하는 정도일 거다. 말하자면,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성찰만 한 것이 없는 셈이다.

내가 이념보다 철학, 그 가운데 불교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바로 이렇다. 바람에 흔들린다고 갈대가 옆으로 자라지는 않는다. 움직이는 달을 좇지 않는 손가락만을 놓고 달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자기성찰이 없이 진보하거나 정의로울 수는 없다.

(사진출처: 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