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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가 특별해집니다 극단 는 플레이백 씨어터(Playback Theater)라는 형식의 연극을 하는 그룹이다. 그들의 연극에는 극본이나 화려한 무대 같은 것은 없다. 객석과 무대라는 경계가 모호한 상황에서 관객과 호응하는 모습은 마당놀이를 닮았지만, 관객의 이야기가 연극의 모티브가 된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감동을 준다. 관객이 작가이자 주인공 라는 극단명의 유래는 창단 멤버들이 매주 목요일 오후 한 시마다 퍼포먼스를 하던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이 공연하는 플레이백 씨어터는 네댓 명의 배우들이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모티브로 그 자리에서 바로 즉흥적인 연기를 펼치는 연극을 말한다. 이런 형식의 연극은 30여 년 전 미국 뉴욕에서 조나단 폭스(Jonathan Fox)라는 사람에 의해서 시작됐고 지금은 전.. 더보기
키코의 덫, 그 끝나지 않은 악몽 키코(KIKO)는 파생상품으로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해가 쉽지 않다. 헷지나 레버러지는 파생상품이 작동하는 기본적인 장치다. 말하자면, 게임의 룰과도 같다. 헷지라는 룰은 고객의 자잘한 손실을 보장해줌으로써 미끼 역할을 한다. 반면, 레버러지는 변동폭이 한계를 넘어설 경우 작동한다. 예측이 어렵고 한 번 터지면 대규모의 손익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레버러지는 '잭팟'과 비슷하다.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이렇다. 금융자본은 게임의 룰을 다루는 도박사이고, 이들은 얼치기 중소기업을 꼬여 도박판을 벌인다. 결과는 어땠을까. 금융지식이나 정보, 국제적 경제 흐름을 보는 눈에서 은행과 중소기업이 평등하고 동등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제조나 생산에 치중하고 있는 대다수 중소기업에 금융분.. 더보기
브랜딩, 기업의 활동에 영혼을 싣는 일 격월간 무크지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발견한 ‘온브랜딩(On-Branding)’이라는 개념은 참 멋진 것이었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기업 담당자의 주도 아래 이루어지는 반면, 브랜딩은 마니아들에 의해 수시로 끊임없이 생성된다. 바로 이러한 브랜딩을 두고 ‘온브랜딩’이라고 한다. 물론, ‘on’은 온라인을 의미할 수도 있다. 시간과 공간,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모호한 온라인이야 말로 브랜딩이라는 패러다임을 여는 기름진 토양이 아닐 수 없다. 브랜드(Brand)는 어떤 상품을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이름이나 기호, 도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말하자면, 브랜드는 ‘상표(trademark, servicemark)’를 의미한다. 브랜드는 주로 시각적으로 표시되는데 숫자와 글자, 서체, 독특한.. 더보기
조선 사관의 기개 태조 4년 1396년, 태조는 사냥을 나갔다가 낙마를 하고 말았다. 태조는 사관(史官)을 찾아 자신이 말에서 떨어진 기록을 지워줄 것을 간청했다. 하지만 사관은 그 내용을 지우지 않았을뿐더러 태조가 간청한 내용까지 기록했다. 이렇게 사관은 사실을 기록하면서 임금 앞에서도 굽히지 않는 기개를 가졌다. 이 글 역시 조선의 사관이었던 채세영 선생에 관한 이야기로, 당시 기록에 대해 엄중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글은 2011년 의왕시 홍보 간행물을 위해 작성된 것이다. 위훈삭제 사건 정축년(1517년) 설 즈음의 어느 날, 중종이 조강(朝講)에 나와 학문을 논하던 때였다. 이날 홍문관의 강연관(講筵官)들은 정국공신(靖國功臣)들의 문제를 거론하며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시독관(.. 더보기
몸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 몇 해 전 몸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짤막하게 정리한 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다. 이 글은 그것을 조금씩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우리는 흔히 알고 있는 바를 글로 쓴다고 생각하지만, 역으로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글쓰기는 오히려 나의 무지를 좀 더 선명하게 그려내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10년 전 어느날) #1대학시절 처음으로 원어민 영어강사가 진행하는 영어회화수업을 청강하면서 적잖게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몇 가지 단어를 근거로 눈치껏 그 강사가 하는 말을 헤아릴 수는 있었지만 나의 의사를 영어로 표현하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혹시 나에게 질문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얇은 책속에 얼굴을 묻고 그 외국인 강사의 눈길을 피하려했었다. 하지만 그 강사는.. 더보기
미래의 키워드: 직접성(直接性, immediacy) 이 글은 2009년 12월 28일 『시멘틱웹 시대의 정보플랫폼 UX 디자인』 세미나 ‘Web Trend & UX’ 주제에 대한 발표 내용을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이글을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변화가 매우 급진적이라는 것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글의 모티브가 되는 몇몇 개념들은 희미한 것이었지만, 8개월여가 지난 지금 모든 것은 새롭고 여전히 역동적입니다. 어쩌면, 이글이 담고 있는 내용은 찰나적인 풍경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변화의 거센 회오리 속에서 우리를 지탱할 통찰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6년 전 어느날) 시작하며 나는 IT 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돌아보면 IT 분야의 .. 더보기
해석자로서의 디자이너, 본질부터 다시... 나는 김민수 교수에게 "곧은 소리가 핍박 받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그가 서울대를 상대로 7년 간이나 지속했던 복직투쟁을 두고 한 말이었다. 미소로 화답하는 그의 표정에는 그런 어려움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지만, 그 사건은 세상을 하나 둘 알아가던 젊은 미술인에게는 잊지 못할 사건으로 기억된다. 그는 1998년 재임용 심사과정에서 재임용에 필요한 연구실적물의 4배인 8편의 논문을 낼 만큼 열정적인 학자의 면모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실적 미달'이라는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했었다. 이것은 서울대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다. 그가 재임용에 탈락한 진짜 이유는 1996년 10월 미술대학 부설 조형연구소가 주최한 '한국현대미술교육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1946-1960' 이라는 개교 50주년.. 더보기
인터페이스에 대한 상상 팀 버튼 감독의 영화 '화성 침공(Mars Attacks!)' 역시 외계인과 인류의 만남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이 영화에서는 평화의 상징 비둘기가 화근이 된다. 외계인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인파들 사이에서 누군가 비둘기를 날리는 순간, 외계인들은 분노하며 지구인들을 섬멸하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비둘기는 어떤 의미였던 것일까? #1 TCATNOC 어느 날 그들은 이상한 물체 하나를 발견한다. 둥근 원판과 이것을 받치고 있는 몸통, 길고 삐죽하게 뻗어 나온 막대들이 보였다. 물체의 재질은 주로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복잡하고 기하학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봐서, 그것은 어떤 지적인 존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였다. 그들은 수많은 관찰과 추측을 통해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이 물체가 황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