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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법원, 구마의식 사망 사건 재판 2015년 12월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국인 5명이 악마를 내쫓는다며 일행을 폭행해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중에는 사망한 피해자의 아들도 있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재판이 올해 2월 20일에 프랑크푸르트 지방 법원에서 있었다. 독일 법원은 일행의 리더 격인 44세 여성에게 징역 6년형을, 나머지 가해자에게는 집행유예 18개월에서 2년을 선고했다고 한다. 독일 검찰은 44세 여성이 일행을 선동한 주범이라고 지목하고, 이 여성이 일행의 "생사를 결정할 만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 여성이 피해자의 입에 옷가지와 옷걸이를 밀어 넣은 가해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는 법정에서 가해자들이 희생자에게 치명적인.. 더보기
복지관의 이방인, 그후 2년 2년하고도 반년이 훌쩍 넘었다. 부천원종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가임기 여성 직원을 두고 벌어진 차별 발언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부당한 계약해지에 맞서는 싸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싸움은 세 번의 여름, 두 번의 겨울을 넘겼고, 이제 또다시 겨울을 맞는다. 당시 복지관 측은 일상적인 농담이었을 뿐 차별 발언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농담이든 아니든, 이는 사실상 차별적인 언사가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복지관 측은 피해자인 가임기 직원에게 사과했고 가해자를 징계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한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의 계약해지는 이 문제를 공론화해 보복한 것이 아니라 계약 기간의 만료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여.. 더보기
신은 죽었다 2015년 5월, 한 30대 가장이 담낭 결석 제거 시술을 받고 중태에 빠졌다. 십이지장에 생긴 천공과 내장 염증 때문이었다. 결국, 가족은 그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 의료사고가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병원 측은 책임을 모면하려고만 했고, 결국 그의 아내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야 했다. 이 사고로 세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인 그가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했고, 치료비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이 가족의 소식이 궁금합니다). 2015년 3월 20일경, 인천의 한 병원에서 가짜환자를 유치해 의료보험을 부당하게 청구한 문제가 불거졌다. 3개월 뒤인 6월 22일, 인천의 한 경찰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모 병원장 등 의사 14명과 팀장급 간부를 포함, 직원 2명을 불구.. 더보기
'너무' 정의로운 진보 우리나라 진보는 '너무' 정의롭다.그래서 헛발질을 계속해대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때로 자신들의 말과 행동이 곧 진보요 정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바로 적으로 돌려버리기도 한다. 또, 그들만의 유토피아에 행여 균열이라도 날까, 내부의 부당함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일도 있다. 심지어 대의를 위해, 정의를 위해 "가만히 있으라"며 독선도 서슴지 않는다.정의란 대기권 밖 아득한 곳에서 빛나는 해와 같다. 사실, 독선적으로 정의를 점유하고 있는 그들조차도 그 햇빛 아래 사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른 이가 누릴 햇빛을 내가 가리지 않도록 몸가짐을 조심하는 정도일 거다. 말하자면, 정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성찰만 한 것이 없는 .. 더보기
좌충우돌 알바 체험기-택배 물류센터 편② -예정된 근로시간보다 5시간여를 훌쩍 넘긴 연장 작업 식당에 들어서며 벌써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의 식판을 살폈다. 메뉴는 제육볶음이었다. 그리 잘 차려진 식단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래도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과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가능한 한 짜게, 그리고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제육볶음은 자율배식이 아니었다. 나는 무척 배가 고파 허겁지겁 식사를 마쳤다. 무엇보다 휴식시간이 허무하게 지나가버릴 것만 같았다. 이날 정해진 작업시간은 전날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였다. 식사시간 한 시간을 제하면 근로시간은 딱 8시간인 셈이다. 다음 작업은 식사와 휴식을 마치고 3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은 2시간. 가볍게 남은 근로를 마치고 버스에.. 더보기
인천 남구, '자치·분권' 이전에 '법치'부터 인천 남구청(이하 남구)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인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일률적으로 비공개하기로 결정해 행정소송에 피소된 바 있다. 그 결과, 남구는 폐소하였고, 해당 민원인에게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이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해야 했다. 그런데 인천 남구청장 박우섭 씨가 지난 8월 10일 인터넷의 한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 여전히 남구청의 그러한 처분이 정당하다며 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입장을 고수해 파문이 일고 있다. 남구는 2013년 5월 29일부터 2015년 5월 29일까지 2년 동안 행정감시 주민모임인 '주민참여'의 정보공개청구를 비공개했다. 당시, 남구는 이러한 결정의 법적 근거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정보공개심의회'의 의결에 따랐다는 답변을 되풀이 했다. 하지만 정보공개심의.. 더보기
좌충우돌 알바 체험기-택배 물류센터 편① -고된 노동 6시간 만의 휴식, 점심 후 11시간만의 식사 당장 쓸 돈이 필요해 그날그날 수당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야간물류' 일자리가 다수 검색됐다. 지원은 담당자의 연락처로 이름과 성별, 나이, 주소 등을 문자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인천 부평역 8번 출구에서 오후 5시 30분에 차량으로 이동한다는 내용과 함께 출근이 가능한지 묻는 답신이 왔다. 그날은 장맛비가 내렸다. 부평역 8번 출구로 나오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 대개는 대학생 또래의 어린 남자였고 그 속에 삼십대 초반로 보이는 이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무리 가운데 내가 가장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약속한 시간이 넘었지만 출근차량은 보이.. 더보기
[리뷰]심연에서 꿈틀거리는 미확인생명체 이야기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기승전결 등 치밀한 구조와 짜임새를 갖고 있다. 이야기가 이러한 짜임새를 잃는다면 두서없고 산만해질 것이다. 이외에도, 이야기가 흡입력을 갖기 위해 개연성을 필요로 한다. 허황된 이야기는 공감을 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가 삶을 소재로 만들어지기는 하나 짜임새에 따라 창조되는 것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지만 삶 자체는 될 수 없다.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은 의도적으로 서사의 짜임새를 없앤 독특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어떠한 플롯이나 구조를 발견할 수 없다. 물론, 여기에도 사건이 있지만 등장인물들은 사건과 무관하게 뜬금없는 대사를 내뱉는다. 또, 사건들은 서로 연관성이 없이 시간에 따라 나열돼 있다. 이러한 뜬금없음, 즉 어떠한 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