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暗然: [2편] 애초 진실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틀 뒤 3월 29일, 사건전문 기자는 남자의 아내에게 전화해 그날(3월 27일) 성폭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목소리는 분노인지 당혹감인지 모를 감정으로 살짝 떨리는 듯했다. 남자의 아내에게 그 소식은 ‘맑은 하늘의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그 전화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평온했다. 가족의 애를 태웠던 아들의 사건도 다시 방송을 타며 사회적 관심이 일기 시작하던 터였다. 여자의 소셜미디어에도 날벼락의 징후는 없었다. 여자는 3월 29일 오전 10시 무렵 페이스북에 방송 이벤트 마감과 함께 참가자들에게 책을 발송하겠다고 공지했다. 글의 말미에는 “앞으로도 계속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는 코멘트도 남겼다. 그러고 얼마 후, 기자는 그 게시물에 ‘좋아요’를 클릭했다. 정확한.. 더보기
CIA & Media: [1편] 총기난사 사건과 제임스 트레이시 비밀 결사체 프리메이슨이 세운 나라이자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금융 세력이 화폐의 독점 발행권을 갖고 있는 나라. 전쟁을 통해 키운 막대한 부와 힘으로 국가의 의사결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산복합체가 있는 나라. 막강한 경제 및 군사력으로 세계의 경찰을 자처할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정치와 경제에 개입하며 팍스 아메리카를 실현한 나라. 전 세계가 즐기는 드라마와 영화, 예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이면서 세계의 눈과 입이라고 할 만큼 강력한 미디어 영향력을 가진 나라. 그러나 그만큼 꼭꼭 감춘 것이 많은 나라, 미국. 미국은 그야말로 음모陰謀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제임스 트레이시(James Frederick Tracy)는 2002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에서 .. 더보기
暗然: [1편] 사건속으로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2016년 3월 27일, 기상청은 이날을 일최고 15.2도, 일최저 3.2도, 평균 8.4도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해는 짧았고, 아침 저녁으로 차고 마른 대기에 입김이 하얗게 번졌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던 오후, 파도를 따라 차디찬 바닷바람이 밀려오던 태종대 자갈마당에는 횟집들이 남해를 바라보며 늘어서서 때이른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때 하얀색 승용차가 주차장에 들어섰다. 차에선 한 남자가 내렸다. 그 남자는 이리저리 술집의 간판을 훑더니 한 가게의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가 들어서자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있던 두 사람이 그를 맞았다. 그 중 여자는 벌써 취기가 오른 것처럼 보였다. 세 사람의 술자리는 한 시간 남짓 이어졌다. 이들이 술자리를 끝낼 무렵, 해는 서산 능선에.. 더보기
인천 미추홀구 불륜 공무원 커플 발각 인천시 미추홀구 공무원의 불륜 행각이 발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익명의 공익제보에 따르면, 부서에서 팀장과 팀원 관계인 두 공무원이 저녁 늦은 시간에 모텔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 한 시민에 의해 목격됐다. 뿐만 아니라, 출장 기록 등에서 이들의 사생활이 '직무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공무원의 불륜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 유지의 의무(제63조)와 성실 의무(제56조) 위반의 소지가 있다. 그런데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를 불륜 관계에 이용했거나, 불륜 관계로 인해 직무를 소홀히 했다면 이에 대한 처벌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현재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된 상태다. ※사안이 확대될 경우, 탐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더보기
JFK 암살, 미 국방부와 CIA 연루 가능성 JFK 암살 사건에서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다 JFK 암살에 미 국방부와 CIA가 연루된 뚜렷한 정황이 발견됐다. 주류 언론 어디에도 이 내용을 보도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문건은 미국 독립언론들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불거진 '가짜뉴스' 논란은 바로 이들 독립언론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란 목소리가 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우리에게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과 군경 등 공권력이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펼쳤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투표지 분류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진실의 행방은 묘연해지기만 한다. 최근에는 촛불집회 진압과 쿠데타를 모의한 기무사 문건이 발견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저들 정보기관과 .. 더보기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며 5월 23일 토요일, 휴무였지만 일찍 일어났다. 무심코 뉴스를 보고 있는데, 26일 코엑스에 있을 한 행사소식이 눈에 들어왔다. 조경분야와 관련된 전시행사여서 오래전에 시설물 시공업체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가 생각이 났다. 자체 제품을 갖고 싶다며 디자인을 의뢰했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은 흐지부지 지나가고 말았다. 제품을 개발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시장조사에서 부터 시작해 많은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어 기회가 되면 그쪽 업계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그날 아침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 근처 공원에서 담배를 꺼내 .. 더보기
문화‧예술계의 끝없는 성추문과 깊은 불평등 문화‧예술계의 끝없는 성추문과 깊은 불평등 #MeToo는 우리 사회의 잠재된 힘을 깨울 것 미투 운동(Me Too Movement, 이하 미투)은 미디어가 비추는 현실이 얼마나 허상에 가까운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 바람에 대중의 시선을 받으며 비상하던 자들이 추풍낙엽처럼 스러졌다. 지난 정권의 부패를 겨누던 예봉도, 진영에 치우치지 않는 포용성도 저주에 걸린 듯 빛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국제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쌓아온 업적도, 국민배우라는 명성도, 소소하지만 성실함의 즐거움으로 불평등에 짓눌린 세대를 위로하던 다정함도 모두 허사다. 기압의 차가 바람을 키우는 것처럼, 미투의 바람은 미디어가 낳은 허상과 실제의 괴리만큼 거친 소리를 내며 우리 사회에 깊은 파문을 일으켰다. ■섹슈얼리티와 소통평등이.. 더보기
감각과 기억, 현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면 나는 커피믹스나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도 만족스럽지만, 점심 식사 후 업무 외적인 소통을 위해 커피숍에서 에디터들과 종종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번 커피브레이크에서 화제가 된 것은 NHN에서 주관하고 있는 '어둠속의 대화'라는 행사다. 이 행사의 특징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경험하는 것이다. (전시정보: www.dialogueinthedark.co.kr) 사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경험은 흔하지 않다. 문명 속에 살고 있는 이상, 희미한 불빛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눈을 감더라도 빛은 기어이 눈꺼풀을 뚫고 희미한 영상을 남긴다. 행사장에서는 참가자들이 음료수를 마시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맞히는 게임도 있었다. 시각정보가 없이 미각과 .. 더보기